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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타임즈/도시재생이야기-23]
도시재생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64년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글래스(Ruth Glass)에 의해 최초로 사용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저소득층을 밀어내는 주거계층 변화 현상을 의미하였으며, 최근에는 문화·예술 발생지역의 상업화로 인해 지가와 임대료가 상승하여 원주민들이 밀려나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경리단길,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 신사동 가로수길, 경복궁 옆 서촌, 성수동, 망원동 등이 대표적 사례로 전국적으로 문화적 도시재생 붐이 일어나면서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보는 젠트리피케이션은 양날의 검과 같다. 낙후지역 또는 빈곤지역에 자연스럽게 자본이 투입되어 지역이 활기를 되찾고, 주민들의 만족감과 소속감을 향상시켜 도시의 재활력을 이끄는 긍정적 요소이면서, 외부인의 유입으로 해당 지역 인구가 감소하고, 원주민이 밀려나 도시 본연의 정체성을 잃게 하는 부정적 요소이다.
도시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은 불가분리(不可分離)한 관계로 진행 속도와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 하려는 지역 주민들의 자생적 노력과 정책적 개입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서울 연남동의 `어쩌다... 가게’는 예술가와 지역 상인들이 젠트리피케이션에 대응하는 대표적 사례로, 임대인과 임차인이 공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1층의 카페라운지 수익금으로 일정 수준의 월세 인상분을 해결하고, 5년간 임대료 동결의 장기임대를 실천하고 있다.
성동구는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서울특별시 성동구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속가능 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를 공포했다. 젠트리피케이션 발생·예상 지역을 지속가능 발전구역으로 지정하여 건물주들과 상생협약을 맺고, 토착상인들로 구성된 주민협의체의 동의를 얻어야만 신규 입점이 가능하도록 하여 기존의 형성된 상권을 보호하도록 했다. 성동구에 이어 전주시도 `지역상생 협력에 관한 기본조례’를 만들어 도시재생사업 지역 내 상권 보호를 위해 임대인과 임차인 간 임대기간과 임대료 안정 등을 포함한 상생협약 체결을 권장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도시변화의 불가피한 현상이라면, 주민의 자생적 노력과 정책적 개입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 고민과, 토지와 건물에 대한 `소유의 관념’을 `공공성의 개념’으로 확립할 필요가 있다. 도시는 생활의 공간이자 생업의 공간이다. 기존에 거주하던 원주민과 영세상인, 예술가들이야말로 젠트리피케이션을 있게 한 기반으로 높은 임대료와 지가로부터 보호해 기존의 거주지에서 밀려나는 일이 없도록 보호해야 하며, 문화적 도시재생의 혜택에서 소외된 인근 지역에도 행정적 지원을 통한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
/김미성(청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 기획총괄팀 팀원)
첨부파일1 도시재생아카데미.jpg [79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