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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9 [칼럼] 골목의 이야기가 지역을 살린다

  • · 작성자 : 관리자
  • · 조회수 : 5,647

 

[충청타임즈/도시재생이야기-26]

 

   골목은 큰길에서 쑥 들어가 마을 사이로 이러 저리 나 있는 좁은 길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집과 집 사이, 길과 길을 연결해 주는 골목은 다른 장소를 한데 이어주는 물리적 매개공간인 통로가 되는 동시에 세월을 기록하는 도화지이기도 하다.

우리네 삶은 골목과 함께 존재하고 살아온 모든 것들의 흔적과 시간이 겹겹이 쌓여 그 동네만의 독특한 정서를 담아내고, 그 위에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중첩되어 지역의 문화로 자리매김한다.

골목길 재생사업을 추진 중인 어느 지자체의 주민활동가가 “작은 골목들은 우리에게 늘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그리움이 돼 발걸음을 옮겨 놓게 만든다.” 라고 말한 것처럼 골목은 길을 넘어 우리 이야기와 희로애락이 오가는 공간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제는 정감 넘치는 골목길다운 골목길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좁은 골목길이 남아 있는 동네는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삶이 팍팍한 사람들의 터전이 되었으며 낡은 옹벽, 깨진 벽돌, 어두운 경관 등…. 쇠퇴하는 지역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여겨졌다.

그렇게 쇠퇴하는 모습의 골목은 현대로 접어들면서 변화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아니더라도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휴식이 될 만한 공간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로 시작한 골목길 경관과 환경개선사업은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아 도시재생 차원에서의 골목 재생프로젝트로 발전되었다.

대표적인 골목재생을 추진하고 있는 통영 동피랑과 대구 근대 골목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전통골목, 지역 내 좁은 골목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골목재생 사례로 청주의 달동네로 통하는 수암골이 있다. 과거 골목 곳곳에 예술인들이 벽화를 그려 놓으면서 벽화마을로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한 이후 드라마 촬영장소로 각광 받으며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나, 현재 관리 소홀과 무분별한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우리 지역과 다르게 통영의 동피랑은 벽화라는 문화적 요소와 각지에서 모인 작가들의 손끝을 통해, 대구 근대路는 골목자원을 활용해 지역의 역사적 장소와 인물, 길 등에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을 더해 골목길을 매력적인 장소로 이끌어낸 사례로 두 대표적인 골목길의 변화과정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골목이 가진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도시를 알렸다.

이를 통해 기존 도시 거리의 대형화, 획일화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한 것과 더불어 개인의 추억을 확인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으로서의 골목의 가치가 높이 평가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골목은 현재를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삶이 투영된 현장이다. 삶의 현장인 골목과 그 골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로부터 다시 골목은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담아내는 공간이 된다.

따라서 골목의 이야기로 도시를 알리고 살리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생각의 전환이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골목을 포함한 오래된 것들이 무조건 낡고 불편하다는 생각을 시간의 겹이 쌓인 것이라고 바꾸어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민경(청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 사업지원팀 팀원)

 

첨부파일  첨부파일1 도시재생아카데미.jpg [79Kb]